안동·의성 이재민 임시주택까지 침수…도로 유실·산사태 피해 잇따라
420명 선제 대피로 인명피해 막아…복합재난 대응체계 강화 필요

▲ 안병윤 예천군수가 19일 오전  6시 바위와 토사가 도로를 덮친 감천면 수한리 현장을 방문해 신속한 복구와 주민 피해 등을 신속하게 지원하라는 장면. 예천군 제공
▲ 안병윤 예천군수가 19일 오전 6시 바위와 토사가 도로를 덮친 감천면 수한리 현장을 방문해 신속한 복구와 주민 피해 등을 신속하게 지원하라는 장면. 예천군 제공

지난해 초대형 산불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이번에는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경북 북부를 덮쳤다.

안동과 의성, 예천, 영주, 문경, 김천 등에는 시간당 65㎜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끊기고 하천이 범람했으며 산사태와 토사 유출이 잇따랐다.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까지 침수되면서 경북 북부는 산불과 집중호우가 겹친 ‘복합재난’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19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도내에서는 도로 유실 2건, 하천 범람 2건, 사면 유실 3건 등 모두 7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농작물 피해는 18ha에 달했고 안동과 의성에서는 상수도 관로가 유실돼 212세대가 단수 피해를 입었다. 정전도 8건 발생했다.
 

▲ 19일 안동시 남선면 뱁십길에 화물차가 폭우에 쓸려 소하천 난간에 걸쳐 있는 장면, 안동시 제공
▲ 19일 안동시 남선면 뱁십길에 화물차가 폭우에 쓸려 소하천 난간에 걸쳐 있는 장면, 안동시 제공

안동은 이번 호우의 직격탄을 맞았다.

남선면에는 시간당 65.5㎜의 폭우가 쏟아졌고 누적 강수량도 211㎜를 기록했다.

일직면 귀미리에서는 안망천이 범람하면서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 11동이 침수됐고, 남후면에서는 캠핑카가 급류에 고립돼 소방당국이 탑승객 2명을 구조했다. 침수된 마트에서는 주민 10명이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 18일 오후 9시 20분께 의성군 비안면 산제리 1423번지 일원 마을안길에 집중호우로 인한 낙석과 토사가 쏟아지면서 도로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갑작스럽게 유입된 토사와 암석이 도로를 뒤덮어 차량과 주민들의 통행이 차단됐으며, 관계 당국은 추가 낙석 우려에 대비해 현장을 통제하고 긴급 복구 작업과 안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 18일 오후 9시 20분께 의성군 비안면 산제리 1423번지 일원 마을안길에 집중호우로 인한 낙석과 토사가 쏟아지면서 도로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갑작스럽게 유입된 토사와 암석이 도로를 뒤덮어 차량과 주민들의 통행이 차단됐으며, 관계 당국은 추가 낙석 우려에 대비해 현장을 통제하고 긴급 복구 작업과 안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의성은 지난해 산불 피해지역이 다시 물폭탄을 맞았다.
 

▲ 19일 0시께 의성군 단촌면 구계리 770-1번지 일대 리도 203호선이 집중호우로 유실되면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불어난 물이 도로 가장자리까지 밀려들어 도로 일부가 붕괴됐고, 인근에는 전선까지 늘어져 추가 사고 위험이 커졌다. 관계 당국은 현장을 통제하고 긴급 복구와 안전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 19일 0시께 의성군 단촌면 구계리 770-1번지 일대 리도 203호선이 집중호우로 유실되면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불어난 물이 도로 가장자리까지 밀려들어 도로 일부가 붕괴됐고, 인근에는 전선까지 늘어져 추가 사고 위험이 커졌다. 관계 당국은 현장을 통제하고 긴급 복구와 안전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단촌면 구계리 연결도로가 유실되면서 주민과 캠핑객 등 155명이 긴급 대피했고,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 45동 가운데 12동이 침수됐다.

전신주가 넘어져 전기와 통신까지 끊기면서 지난해 산불에 이어 또다시 이재민들이 대피소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예천군 감천면 주민들은 2023년 기록적인 집중호우와 산사태의 악몽을 떠올리며 밤새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감천면 수한리에서는 토사와 바위가 도로를 덮쳤고 한천 수위 상승으로 신예천교 하상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안병윤 예천군수는 19일 새벽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회의를 직접 주재한 뒤 감천면과 용문면, 은풍면 등 산사태 위험지역을 긴급 점검했다.

예천군은 위험지역 주민 97명 가운데 73명을 사전 대피시키고 마을순찰대 560명을 투입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영주는 주민 76명 가운데 60명이 사전 대피했고, 김천은 농경지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도내 농작물 피해 18ha 가운데 김천은 논 3ha, 안동은 벼와 고추 5ha, 의성은 고추와 콩 등 9ha가 피해를 입었다.

봉화와 문경도 도로 통제와 토사 유출이 이어졌고, 북부권 전역이 사실상 집중호우 영향권에 들었다.

420명 대피…인명피해 막은 경북도

이번 호우에서 가장 큰 성과는 인명피해를 막아낸 점이다.

경북도는 안동·의성·예천·영주·문경 등 8개 시·군 321세대 420명을 사전 대피시켰다.

또 12개 시·군 876개 마을에 마을순찰대 1천202명을 투입해 취약지역을 점검했고, 산불 피해지와 산사태 위험지역, 하천, 지하차도 등을 집중 관리했다.

경북소방본부는 인명구조 20건과 안전조치 166건 등 모두 186건의 현장활동을 벌였다.

경북도는 호우특보가 해제된 이후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도는 산불 피해지역과 산사태 취약지역, 하천과 계곡, 급경사지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지반이 안정될 때까지 위험지역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또 피해지역에 대해서는 동일한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특별관리하고, 배수시설과 붕괴 우려 시설을 반복 점검하는 한편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안전관리와 복구 현장 안전점검도 강화할 방침이다.

재난문자와 마을방송을 통한 실시간 상황 전파도 계속 이어간다.

국립경국대학교 정태헌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산불 피해지역 사방사업 확대와 배수시설 보강, 임시주거시설 입지 재검토, 산사태 취약지역 상시 모니터링과 재난위험지구 주민대상의 교육훈련 지원 등 복합재난에 대비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